F1 규칙 쉽게 설명 2026: DRS는 사라졌고, 포인트는 25-18-15다
요약: F1 규칙, 2026년에 뭐가 달라졌나?
- DRS는 이제 없다. 2026 시즌부터 폐지됐고, 그 자리를 '오버테이크(Overtake) 모드'가 대신한다. 리어윙이 열리는 게 아니라 전기 에너지를 더 받는다.
- 1등은 25점, 2등 18점, 3등 15점. 패스티스트랩 보너스 1점은 2025년에 없어졌다.
- 피트스탑에서 기름은 안 넣는다. 2009년 말부터 재급유가 금지라 피트인은 오로지 타이어 때문이다.
- 세이프티카가 뜨면 다들 피트로 들어간다. 그 순간만큼은 피트인의 손해가 거의 사라지기 때문이다.
- 한국에서는 쿠팡플레이가 2026 전 경기를 중계한다. 유럽 라운드는 한국시간 밤 9시 시작이라 시차 걱정은 생각보다 적다.
F1을 처음 보는 사람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저게 왜 저렇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는 감각이다. 차가 20대 돌고 있는 건 알겠는데, 갑자기 절반이 피트로 사라지고, 앞차가 뒤차한테 길을 비켜주고, 화면 구석에 노란 깃발이 뜬다. 규칙을 모르면 그냥 자동차가 원을 그리는 화면이다.
그래서 이 글은 F1의 역사나 정신 같은 걸 설명하지 않는다. 경기를 보는 데 실제로 필요한 규칙만 순서대로 짚는다. 그리고 한 가지 먼저 말해둘 게 있다. 2025년 이전에 쓰인 F1 입문 글은 지금 대부분 틀렸다. 2026년에 규정이 통째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DRS는 사라졌다. 지금은 '오버테이크 모드'다
한국어로 된 F1 규칙 설명 대부분이 아직도 DRS를 현행 제도로 소개한다. 아니다. DRS(Drag Reduction System, 뒷날개를 열어 공기저항을 줄이던 장치)는 2026 시즌부터 규정에서 빠졌다.
대신 들어온 게 오버테이크 모드다. 앞차와 1초 이내로 붙으면 뒤차에게 추가 전기 에너지가 최대 0.5MJ, 약 67마력어치 풀린다. 날개를 여는 게 아니라 배터리를 더 쓰게 해주는 방식이다. 게다가 선두 차량은 시속 180마일(약 290km/h) 부근에서 출력이 줄어드는데 추격 차량은 209마일(약 336km/h)까지 유지된다. 추격자에게 명시적으로 유리하게 설계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액티브 에어로가 따로 있다. 차가 코너에서는 다운포스를 키우는 코너 모드(Corner Mode), 직선에서는 공기저항을 줄이는 스트레이트 모드(Straight Mode)로 날개 각도를 스스로 바꾼다. 개발 단계에서 Z모드·X모드라고 불렸던 게 이것이고, FIA가 시즌 전에 지금 이름으로 정리했다. 목표는 직선 항력 약 40% 감소다.
파워유닛도 갈아엎었다. 내연기관과 전기 출력 비중이 거의 50 대 50이 됐고, 열에너지 회수 장치인 MGU-H는 없어졌으며, MGU-K 출력은 120kW에서 350kW로 올랐다. 연료는 100% 지속가능 연료다. 차체는 폭이 2,000mm에서 1,900mm로 10cm 좁아졌고 휠베이스도 3,600mm에서 3,400mm로 줄었다. 최소중량은 30kg 가벼워진 768kg.
이 변화가 좋은지에 대해서는 드라이버들 사이에서도 말이 갈린다. 베르스타펜(페르스타펜)은 이 규정을 "안티 레이싱"이라고 표현했고, 화제가 순수한 레이싱보다 에너지 배분 쪽으로 옮겨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FIA는 이미 2027년에 내연기관 비중을 60까지 되돌리기로 했다.
이기는 방법: 포인트가 전부다
F1은 한 경기 우승자를 뽑는 대회가 아니라 시즌 전체 포인트 합계로 챔피언을 정하는 대회다. 2026 시즌은 23라운드다.
| 순위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
| 본선 | 25 | 18 | 15 | 12 | 10 | 8 | 6 | 4 | 2 | 1 |
| 스프린트 | 8 | 7 | 6 | 5 | 4 | 3 | 2 | 1 | – | – |
11위부터는 0점이다. 가장 빠른 랩을 기록하면 1점을 더 주던 규정은 2025년에 폐지됐고 2026년에도 없다. 아직도 "패스티스트랩 +1점"이라고 적힌 글을 보면 그건 낡은 정보다.
포인트는 드라이버 챔피언십과 컨스트럭터(팀) 챔피언십에 동시에 쌓인다. 한 팀에 드라이버가 두 명이라 팀 포인트는 둘의 합계다. 상금 배분이 컨스트럭터 순위로 결정되기 때문에, 팀 입장에서는 드라이버 타이틀보다 컨스트럭터 순위가 실질적으로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스프린트는 2026년에 여섯 번 열린다. 중국, 마이애미,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싱가포르. 토요일에 짧은 레이스를 한 번 더 하는 형식으로, 별도 예선을 거쳐 톱8까지만 점수를 준다.
레이스 주말의 기본 구성은 이렇다. 금요일에 연습주행, 토요일에 예선, 일요일에 본선. 예선은 Q1·Q2·Q3 세 구간으로 나뉘어 느린 차부터 탈락시키고, 최종 남은 열 대가 Q3에서 그리드 앞자리를 다툰다. 예선 1위가 폴 포지션이다.
피트스탑에서 기름은 안 넣는다
입문자가 가장 자주 오해하는 부분이다. F1에서 재급유는 2009년 말에 금지됐다. 안전 문제와 비용 때문이었다. 2026년 차는 레이스 시작 전에 넣은 연료 하나로 끝까지 달린다.
그러면 피트인은 왜 하나. 타이어 때문이다. 그리고 규정상 드라이 컨디션 레이스에서는 서로 다른 컴파운드의 타이어를 최소 두 종류 써야 한다. 즉 아무리 타이어가 멀쩡해도 최소 한 번은 피트에 들어와야 한다.
여기서 F1 전략의 거의 전부가 나온다. 부드러운 타이어는 빠르지만 빨리 닳고, 단단한 타이어는 느리지만 오래 간다. 피트에 한 번 들어가면 순위를 잃을 만큼의 시간이 날아가므로, 팀은 "지금 그 시간을 버리고 새 타이어로 랩당 얼마씩 벌면 몇 바퀴 만에 본전이 되는가"를 계속 계산한다.
- 언더컷: 앞차보다 먼저 피트인해서 새 타이어로 빠른 랩을 몇 개 찍고, 상대가 피트에서 나올 때 앞서 있는 전략.
- 오버컷: 반대로 피트인을 늦춰서 상대가 콜드 타이어로 헤매는 동안 낡은 타이어로 계속 빠르게 달려 앞서는 전략.
중계에서 "언더컷 노린다"는 말이 나오면, 지금 화면에 안 보이는 곳에서 순위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세이프티카가 뜨면 왜 다들 피트로 들어가는가
영어권 F1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조회된 초보 질문이 이거다. 그런데 한국어 입문 글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
코스에 사고차나 파편이 있으면 세이프티카가 나와 전체를 저속으로 묶어 놓는다. 이때 트랙을 도는 차들도 다 같이 느려지므로, 피트에 들어갔다 나오는 동안 잃는 순위 손해가 크게 줄어든다. 평소라면 자리를 몇 개 내줘야 할 피트인이 거의 공짜가 되는 셈이다. 그래서 세이프티카가 뜨는 순간 피트레인이 미어터진다. 반대로 이미 피트를 마친 차는 갑자기 공짜 이득을 본 차들에게 순위를 잃는다. F1에서 운이 순위를 가장 크게 흔드는 순간이 여기다.
버추얼 세이프티카(VSC)는 실제 차가 나오지 않고 전 차량에 구간별 제한 시간을 걸어 속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필드가 뭉치지 않기 때문에 격차가 유지된다. 세이프티카는 격차를 지우고, VSC는 격차를 얼린다.
세이프티카 뒤에는 언랩(lapped cars may now overtake) 절차가 붙는다. 선두에게 한 바퀴 이상 뒤진 차들이 앞으로 나가 대열 뒤로 붙는 것인데, 재개 후 선두 싸움에 느린 차가 끼어 있지 않게 하려는 조치다. 2021년 아부다비 최종전에서 이 절차를 어떻게 적용하느냐로 챔피언이 바뀌었고, FIA 자체 조사는 레이스 디렉터가 스포팅 레귤레이션 48.12조를 위반했다고 결론 냈다. 결과는 유지됐고 레이스 디렉터는 경질됐다.
블루 플래그는 선두권 차에게 한 바퀴 뒤진 차가 길을 비켜줘야 한다는 신호다. 초보 눈에는 "왜 저 차가 순순히 비켜주지" 싶은 장면인데, 안 비키면 페널티다.
깃발은 이 정도만 알면 된다. 노란 깃발은 위험 구역이니 감속하고 추월 금지, 빨간 깃발은 레이스 중단, 검은 깃발은 실격, 체커 플래그는 종료다.
어느 팀을 응원할지부터 정해라
F1이 재미없다는 사람 대부분은 응원할 대상이 없어서 그렇다. 20명이 똑같이 헬멧을 쓰고 있으면 그냥 색깔 다른 차 스무 대다. 한 명만 정해도 화면이 완전히 달라진다.
2026년은 11팀 22명이다. 메르세데스, 페라리, 맥라렌, 레드불, 레이싱불스, 윌리엄스, 알핀, 하스, 아우디, 애스턴마틴, 그리고 신규 진입한 캐딜락. 붉은 차에 역사가 필요하면 페라리, 지금 가장 강한 팀을 원하면 메르세데스,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서사가 좋으면 캐딜락이나 아우디 쪽이다. 팀별 드라이버와 성격은 2026 F1 팀 라인업에 정리해뒀다.
드라이버 쪽으로 들어가면 궁금해지는 게 정해져 있다. 얼마 버는지는 F1 드라이버 연봉 순위와 막스 베르스타펜 연봉에, 어떻게 저기까지 갔는지는 F1 드라이버 되는 법과 F1 슈퍼 라이선스에 따로 있다. 그 과정에 드는 돈은 F1 드라이버 육성 비용에서, 하위 카테고리부터 그리드까지의 단계는 F1 드라이버 등용문에서 다뤘다. 카트에서 F1까지 한 사람의 경로를 통째로 보고 싶다면 막스 베르스타펜 쪽이 가장 압축적이다.
서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순간도 곧 온다. 3.337km에 코너 19개를 욱여넣은 모나코 서킷이 왜 추월이 안 되는 곳으로 불리는지 알면, 예선의 무게가 갑자기 이해된다.
한국에서 F1 보는 법, 그리고 지금 시즌
2026 시즌 국내 중계는 쿠팡플레이가 맡는다. 전 그랑프리의 전 세션을 4K로 내보내고, 해설위원 윤재수와 캐스터 안형진·진세민이 한국어 중계를 붙인다. 시청하려면 스포츠 패스가 필요하다. 참고로 애플TV의 F1 독점 중계는 미국 한정이고, "넷플릭스가 F1을 중계한다"는 국내 서술은 잘못된 정보다.
시차는 생각보다 문제가 아니다. 유럽 라운드는 대부분 한국시간 밤 9시에 시작한다. 모나코, 스페인, 헝가리, 네덜란드, 이탈리아가 전부 그 시간대다. 힘든 건 아메리카와 아시아 야간 레이스 쪽이다. 라스베이거스가 한국시간 낮 12시 30분, 싱가포르가 자정.
지금 들어와도 되냐고 묻는다면, 오히려 지금이 좋은 시즌이다. 2026년 8월 네덜란드 GP(12라운드) 기준 챔피언십 선두는 19세 키미 안토넬리가 242점으로 달리고 있다. 메르세데스가 새 파워유닛 규정을 가장 잘 읽어내 컨스트럭터 425점으로 앞서 있고, 페라리 338점, 맥라렌 263점이 뒤를 쫓는다. 그리고 2021년부터 4년 연속 챔피언이었던 베르스타펜은 112점, 종합 6위다. 승리도 폴 포지션도 아직 없다.
참고로 2025년 챔피언은 베르스타펜이 아니라 란도 노리스다. 423점 대 421점, 2점 차였다. 마지막 경기에서 베르스타펜이 폴에서 출발해 우승하고도 타이틀을 놓쳤다. 아직도 "베르스타펜 5회 챔피언"이라고 쓰는 글이 많은데 사실이 아니다. 시즌별 성적과 F1 기록은 따로 정리해뒀고, 드라이버들이 실제로 손에 쥔 금액은 F1 드라이버 수입 쪽에 있다.
규칙을 다 외울 필요는 없다. 포인트가 25-18-15로 시작한다는 것, 피트인은 타이어 때문이라는 것, 세이프티카가 뜨면 판이 뒤집힌다는 것. 이 셋만 알고 한 경기를 끝까지 보면 나머지는 저절로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