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쌀 대란 해결!

고이즈미 신지로

새벽 4시부터 줄 선 일본인들, "고고미"에 환호하다

2025년 5월 신임 농림수산대신으로 부임하며 "비축미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야 소비자들이 수입 쌀이 아닌 일본산 쌀을 계속 구입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레이와 쌀 소동 사태 이후 폭등한 쌀값을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로부터 불과 3주 만인 6월 10일, 니가타현의 슈퍼마켓 앞은 놀라운 광경으로 변했습니다.

새벽 4시부터 줄을 선 사람부터 시작해, 오전 8시 정리권 배포가 시작되자마자 예정 수량이 순식간에 소진됐습니다. 이들이 기다린 것은 바로 "고고미(古古米)" - 3년 묵은 정부 비축미였습니다. 5kg에 2,160엔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되는 이 쌀을 보며 한 고객은 "고이즈미 장관도 맛있다고 해서 먹어보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고객은 더욱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평소 쌀이 비싸서 기쁘다. 최근에는 아껴 먹었는데, 이제는 조금 신경 쓰지 않고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안도의 표정을 지었죠.

6월의 기적: 52년 만의 쌀 유통 혁명

고이즈미 농림상은 "(이번 개편은) 자민당에 사전협의를 했다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모든 일은 장관 자신이 판단해 책임을 지고 결정하고 있으며 당연히 그 결과의 책임은 장관 자신이 진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고이즈미 신지로의 이런 독단적 결정은 1973년 이후 52년 만에 일본 쌀 유통 구조를 뒤바꾼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기존의 복잡한 입찰 시스템을 무시하고 직접 소매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결과는 즉각적이었습니다. 비축미를 수의계약을 통해 공급한다는 소식이 발표되자마자 갑자기 상점 매대에서 사라졌던 쌀이 대규모로 풀리는 일이 벌어졌고, 소매점에서 팔리는 쌀값이 2,990엔 정도로 크게 낮아졌다.

비축미 방출의 3단계 전략

1단계: 5월 말 첫 번째 비축미 방출

  • 2022년산 비축미 10만 톤 긴급 방출
  • 목표가: 5kg당 2,160엔

2단계: 6월 중순 추가 방출

  • 2021년산·2020년산 비축미 각 10만 톤씩 추가
  • 예상 소매가: 2021년산 약 1,800엔, 2020년산 약 1,700엔

3단계: 전국 확산

  • 하라신, 나루스, 프레세이 등 주요 슈퍼체인 순차 참여
  • 이온, 세븐일레븐 등 대형 유통업체 총동원

농협(JA)과의 전면전에서 승리하다

가장 극적인 순간은 고이즈미와 일본농업협동조합(JA) 간의 정면승부였습니다. 전국 농업 유통을 독과점하고 있는 JA전농(일본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이 쌀값 하락을 피하기 위해 물량을 더디게 풀고 있으며, 에토 전 농림상과 같은 이른바 '농림족' 정치인들이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의혹이 강하다.

JA는 "정부의 가격 통제가 시장 경제 원칙을 훼손한다"며 소송 가능성까지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고이즈미는 "조직이나 단체에 순응하지 않는 판단이 필요하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했죠.

결과적으로 JA도 굴복했습니다. 정부의 직접 공급이 시작되자, 그동안 시장에 방출하지 않고 있던 비축미를 대거 시장에 풀기 시작한 것입니다.


7월을 앞둔 승부수: 감반정책 54년 만의 종료

1971년부터 이어온 감반(減反) 정책의 종식이었습니다. "더 이상 생산량을 통제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함께, 2026년부터 전면적 생산 자유화를 시행한다고 발표했어요.

이는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닌 일본 농업사의 패러다임 전환이었습니다. 54년간 이어진 감반정책을 폐기하고, 대신 다음과 같은 공격적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 쌀 수출 목표: 현재 40만 톤 → 100만 톤으로 2.5배 확대
  • 농가 소득 보험 강화: 수익 보장 시스템 대폭 개선
  • 생산 자유화: 2026년부터 전면 시행

논란 속에서도 얻은 국민적 지지

고이즈미의 행보는 논란도 많았습니다. 6월 15일 "점심을 먹으면서" 협력 기업에 연락하는 동영상을 공개해 "행동거지가 나쁘다"는 비판을 받았고, "쌀을 찹찹하게" 넘쳐나게 하겠다는 발언으로 농민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은 달랐습니다. 교도통신이 전날부터 실시한 긴급 전화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8%가 고이즈미 농림상의 취임으로 쌀값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쌀값 하락의 실제 성과

구체적인 성과는 명확했습니다:

  • 5월 말: 5kg당 5,000엔 → 6월 첫 주: 3,999엔 (20% 하락)
  • 6월 말: 평균 2,990엔까지 추가 하락
  • 연속 하락: 2주 연속 쌀값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7월, 새로운 도전과 미래 전망

단기 전망: 공급 증가와 가격 안정화

2025년 하반기 들어 일본 정부의 대규모 비축미 방출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총 61만 톤의 비축미 방출로 2024년 6월 말 기준 91만 톤이었던 비축미 재고가 최대 약 10만 톤까지 줄어들 전망입니다.

중기 전망: 수입쌀 급증과 시장 변화

2025년 일본의 주식용 수입쌀은 약 4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24년 수입량의 약 20배에 달합니다. 카네마츠, 신메이 등 주요 업체들이 미국산 쌀을 중심으로 수입을 확대하고 있어, 관세를 내고 수입해도 도매 가격이 5kg당 3,000엔 정도로 국산 브랜드 쌀보다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장기 전망: 농업정책의 전환점

일본은 2024년 25년 만에 농업기본법을 개정하며 '식량안전보장'을 기본 이념으로 새롭게 추가했습니다. 이는 세계 정세의 불안정성과 기후변화, 인구 감소 등으로 식량 안보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것을 반영합니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

수출 기회 확대

일본의 쌀 부족 사태는 한국 쌀의 수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NH농협무역 일본법인을 중심으로 전남 해남산 '땅끝햇살' 쌀이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지에서 빠르게 품절되며 수출 물량 확대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정책적 교훈

일본의 사례는 무리한 벼 재배면적 감축의 위험성을 보여줍니다. 기후위기라는 막강한 요인을 고려하지 못한 정부의 감축 정책이 소비자 불안과 시장 혼란을 야기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고이즈미 신지로: 조롱에서 차기 총리감으로

"쌀이 없다면 라이스를 먹으면 됩니다." "쌀이 부족하다는 것은 쌀이 집에 없다는 것입니다." 과거 '신지로 구문'으로 조롱받던 그가 이제는 유력한 차기 총리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고이즈미의 '2000엔대 쌀' 승부수는 이시바 정권의 명운은 물론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의 공언대로 쌀값을 잡게 되면 차기 총리 후보로서의 면모를 각인시킬 수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정치적 승부

2025년 7월을 앞둔 지금, 고이즈미 신지로의 쌀 대란 해결 과정은 일본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쌀값 안정화를 넘어 52년간 고착화된 유통 구조를 개혁하고, 54년간 이어진 감산 정책을 폐기한 것은 가히 혁명적 변화였습니다.

소비자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하여 실질적 성과를 낸 그의 행보는, 기존 이익집단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국민의 편에 선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앞으로 일본의 농업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그리고 고이즈미 신지로가 정말로 차기 총리가 될 수 있을지는 시간이 증명해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2025년 여름, 일본 국민들이 마침내 합리적인 가격에 쌀을 살 수 있게 됐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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