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에너지와 중국산 태양광 패널 과잉생산(덤핑)에 대해 알아보자

과잉생산 규모와 현황

중국의 태양광 패널 과잉생산 문제는 글로벌 시장의 구조적 불균형을 야기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중국의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1,012GW에 달하며, 이는 중국 내수 태양광 패널 설치량 240GW와 글로벌 전체 설치량 413GW를 합친 수치를 크게 상회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2025년 예상 수치로, 중국의 모듈 생산능력이 1,405GW까지 확대될 전망인 반면 글로벌 태양광 패널 설치량은 511GW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극심한 공급과잉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육성 정책에 기인한다. 중국은 태양광을 전기차, 배터리와 함께 '신 3대 기업'으로 지정하고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해왔다. 그 결과 생산능력이 실제 시장 수요를 2-3배 초과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경영 악화

과잉생산의 직접적인 피해는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대규모 적자로 나타나고 있다. 론지솔라를 포함한 주요 7개 태양광 기업들이 2024년 12월 결산에서 총 270억 위안, 한화 약 5조 2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업계 전체가 적자로 전환된 것으로, 과잉공급으로 인한 가격 하락과 원가 부담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특히 폴리실리콘 전문 기업인 보리협흠의 경우 2020년 상반기에만 약 19억 위안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현재도 폴리실리콘 가격 급락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태양광 산업 전반의 수익성 악화가 단기적 현상이 아님을 시사한다.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

중국의 태양광 패널 과잉생산은 글로벌 시장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첫째, 전 세계 태양광 패널 가격의 급격한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과잉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덤핑 수준의 저가 판매를 지속하면서, 다른 국가의 태양광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

둘째, 글로벌 태양광 산업 생태계의 왜곡을 가져오고 있다. 한국의 웅진에너지가 2022년 파산 선고를 받고 2025년 6월 파산절차마저 폐지된 것은 중국의 저가 공세를 견디지 못한 대표적 사례다. 웅진에너지는 파산절차 비용을 충당할 자산조차 부족한 상태로, 채권자들에게 배당할 금액이 전혀 없다는 법원 판단을 받았다.

미국의 대응과 보호무역 정책

미국은 중국의 태양광 덤핑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대폭 인상했으며, 동남아 4개국을 통한 우회 수출에 대해서는 최대 3,521%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자국 태양광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효과는 미국 태양광 기업의 실적에서 확인된다. First Solar는 2025년 1분기 209백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중국 주요 태양광 기업들은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향후 전망과 시사점

중국의 태양광 패널 과잉생산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구축된 거대한 생산설비와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산업 지원 정책을 고려할 때, 공급과잉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글로벌 태양광 산업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이외 지역의 태양광 기업들은 기술 혁신을 통한 차별화나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발전 비용 하락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나타나고 있어,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에는 기여하고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중국 태양광 기업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과잉생산과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로 인한 추가적인 리스크도 존재한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 등 자국 보호 정책의 수혜를 받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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