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 짧으면 짧을 수 있고 길면 긴 시간.
퇴근 후 사랑하는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집에 돌아와 이야기를 하고 아내의 임신 소식에 행복한 저녁을 보내는 중..
뜬금 없이 경찰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아내를 협박하더니 이야기가 통하지 않고 살해했다.
그리고 난 그 모든 기억을 가지고 일이 일어나기 “12분”전으로 돌아와 있었다.
대략적인 스토리는 정해진 12분동안 아내를 구하기 위해 주변을 탐색하고 정보를 얻어서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타임루프 형식의 게임이다.
“트웰브 미닛”은 독특하게도 탑다운의 시점을 사용하고 있다.
전반적인 흐름이나 공간을 인식하기 좋고 마치 제 3자의 눈으로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게해 게임 캐릭터와 유저의 거리감을 만들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이러한 시점에 익숙하지 않는 플레이어라면 답답하다는 생각을 들 수도..)
타임루프의 특징답게 제한시간내에 사건이 일어나서 되돌아오면 그것에 대한 정보를 찾고 문제를 해결하고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초반에는 이 시스템이 색다르게 느껴지겠지만, 처음부터 다시 진행을 해야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이건 타임루프가 아니라 저주에 더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된다.
110까지 챕터가 있다면 19까지 하고 다시 10을 보기 위해 1 에서 부터 시작을 해야한다면 이 얼마나 끔찍한가.
또 루프가 되고 나서 타이밍에 맞춰서 행동을 해야지만, 다음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걸 실패하게 될 경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이 게임을 플레이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스토리의 이해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타임 루프를 통해 진행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부터 내가 선택한 선택지가 맞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에 대해 혼란이 오기 시작한다. 게임 캐릭터의 반응이나 상호작용으로 맞는 선택인지 틀린 선택인지가 알 수 있어야하는데 그것 조차 어느 순간부터 맥락이 없어진다.
예를 들면 아내를 죽일 듯이 달려오던 경찰관이 급 차분해져서 나타난다던지, 루프 후의 스토리가 개연성이 없어지다보니, 플레이어 입장에선 “잉.. 이게 모야”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엔딩 또한 너무 급작스럽게 반전 하나 던져주고 그 반전에 대한 타당성 또한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니 게임을 끝내고 나서도 혼란스러운건 매한가지였다.
진짜 아침 드라마 한편 보는 수준.
이 게임을 추천한다고 한다면 나는 주변사람들한테 추천하지 않을 것이다.
색다른 시점과 흥미를 끌수 있는 타임 루프 물이라는 설정은 좋지만 그것들을 느끼고 나면 나머지 모든 것들은
박살난 스토리, 타임루프물의 단점이 모두 들어간 게임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게 게임쇼에서 맛보기로 발표하고 6년 뒤에 나온 게임이란거 생각하면...씁...)
직접 플레이를 하고 진행을 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유튜버나 스트리머의 게임 실황을 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좀 더 이로울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더 씁쓸한 이유는 아마 더빙 배우들이 하나 같이 유명하고 실력있는 영화 배우들이 참여하여 몰입도는 최상이었지만 그만큼 더욱 빨리 피로해지고 힘이 들었던 것 같다..
많이 아쉽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