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미래는 정말 스마트팜일까? 기술과 전통농업의 균형잡힌 미래
국내 주요 시설원예농가의 스마트팜 도입률은 1.5% 불과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정책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2025년 현재, 국내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2021년 2.4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4.9억 달러, 매년 16% 가량 늘어날 것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전망하고 있지만, 과연 스마트팜이 농업의 미래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스마트팜의 현주소: 빛나는 성과와 숨겨진 그림자
✅ 스마트팜의 긍정적 변화들
생산성 혁명의 현실화
- 농촌진흥청에서는 기술의 고도화에 따라 스마트팜을 1~3세대로 정의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 개발과 현장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 1세대: 온실 환경관리에 매여 있던 시간과 장소의 구속에서 해방
- 2세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제어로 생산성과 품질향상 실현
- 3세대: 로봇과 지능형 농기계 활용한 완전 자동화 농업 구현
수출 시장에서의 성공
- 농식품부는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정부간 협력을 강화한 결과, 지난해 스마트팜 수출이 약 2억 8천만 달러('23.11월 기준)를 기록해 전년 동기(1억 5백만 달러)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 스마트팜이 직면한 현실적 한계들
경제성의 딜레마
- 온실 내부 에너지 공급을 위하여 작물생산 원가의 40%에 육박하는 비용만큼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 생산성을 올려 생산을 해도 팔 곳이 없으면 가격의 폭락으로 이어지고 농민끼리 경쟁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근본적인 문제
- 스마트팜에서 생산되는 파프리카와 토마토, 딸기 수출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한국산 파프리카는 지난해 전체 수출량(3만4843t)의 99.8%를 일본에 수출하며 시장 편중 현상 심화
기술 접근성의 벽
- 고령 농업인은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이 기술적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 단일 품목에 체계화된 생육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 수입 품목인 파프리카의 경우는 선진 네덜란드의 데이터와 재배 모델을 그대로 도입하기에 충분하지만, 딸기 참외 오이 기타 화훼류 등은 자체 데이터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환경 지속가능성의 모순
- 스마트팜은 네덜란드로 대표되는 유럽 농업에 가장 적합한 농업이다. 네덜란드는 미국식 대량 조방 농업도 아니고, 아시아적 영세소농의 집약 농업도 아닌, 그야말로 시설에 의한 자동화 농업이 가능한 농업구조로 성장했으나, 우리나라 농업 특성과는 차이가 있다
농업의 본질적 가치: 잊혀진 보석을 재발견하다
🌱 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숨겨진 가치
농업이 창출하는 진정한 가치
- 국내 농업이 수행하는 다원적 기능의 연간 가치는 약27조8,993억원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중 환경보전에 대한 가치가 66.8%로 가장 크고, 이어 사회·문화 14.7%, 식량안보 11.2%, 농업경관 7.3% 순으로 나타났다
- 국내 농업의 다원적 기능의 가치 평가액은 2016년 농림업 부가가치 28조1,050억원과 비교해 보더라도 실물 시장가치(농산물 가치)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환경과 생태계의 수호자 역할
- 우리 농업·농촌은 천혜의 자원을 간직한 보고로 휴식의 중심지, 건강한 먹을거리, 문화의 보존지로서 가치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한다
- 농업은 기후온난화 현상과 관련해 도심의 열섬을 줄이고 탄소배출거래 시스템을 통해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지속해야 할 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 문화와 전통의 계승자
농업유산과 전통농업의 가치
- 지역의 환경·사회·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시켜온 유형·무형의 농업(어업)자원 중에서 보전할 가치가 있는 농업(어업)자원으로서 국가중요농업유산이 지정되고 있다
- 미국 농무성 토양관리국장 프랭클린 히람 킹 박사가 1909년 중국, 한국, 일본을 여행하면서 이들 나라의 유기농업을 눈으로 보고 쓴 '4천년의 농'라는 책에서 지적했듯이, 이 3국의 농업은 지속가능한 생태농업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대안농업 : 생태농업과 지속가능성
🌿 생태농업의 부상
자연과 공존하는 농업 방식
- 생태농업이란 자연의 다양성(종자와 식물의 다양성, 동일한 재배지에서 같은 시기에 재배되는 작물의 다양성, 수분을 하는 곤충이나 해충을 제거하는 곤충의 다양성, 작물 재배와 가축 사육을 병행하는 혼합 농업)에 기초하여 모두를 위한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 방식이다
- 인간과 식물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식량 확보가 가능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
지속가능성의 핵심 원칙들
- 영양 사이클링, 토양 재생, 질소 고정 등 생물학적, 생태학적 과정을 농·식품 생산 관행에 접목하는 것
- 일반적인 지속 가능한 농업 관행에는 작물 다양성 보장, 토양과 물 보존, 지구 친화적인 해충 관리 사용이 포함된다
🤝 기술과 전통의 조화
스마트 기술의 선별적 활용
- 지속가능발전, 즉 지속 가능성은 미래세대를 위한 기반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세대 요구를 충족하는 발전이어야 한다
- 스마트 농업은 첨단 기술과 데이터 중심 농장 운영을 도입하는 것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 개념의 핵심이 될 수 있다
미래 농업은 균형잡힌 접근법으로 다가가야
📊 현실적 대안 모색
다양화된 농업 모델의 필요성
- 자본이 농업에 들어올 때 '생산 부분에는 들어오면 안 되는 것'을 절대 명제로 해야 한다. 농업의 후방산업으로는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고, R&D 부분은 대자본이 필요하다
- 기술 중심의 스마트팜과 전통적 생태농업이 상호 보완하는 구조 필요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
- 국내 시장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일본 등 시장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시장 다변화 전략
- 클러스터별 기관 및 핵심 주체 간 네트워킹을 통한 시너지 확보와 함께 종자, 농기계, 미생물, 식품, 첨단농업의 5가지 영역을 체계적으로 연계하는 통합적 접근
🎯 정책적 개선 방향
균형잡힌 정책 지원
- 스마트팜의 기술적 우수성을 인정하되, 경제성과 환경적 지속가능성 확보 우선
- 전통농업과 생태농업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계승할 방안 모색
-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체계 구축
농업의 미래가 정말 스마트팜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단순하지 않다. 인류가 세상에 출현해 가장 먼저 시작한 산업도 농업이고, 그 농업이 있었기 때문에 현대 사회로까지 발전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인류가 지구상에 사라지는 그 때까지 지속될 필수 불가결한 산업인 농업이 단순히 기술적 효율성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농업의 미래는 스마트팜의 기술적 혁신과 전통농업의 지혜로운 가치가 조화롭게 융합되는 지점에 있을 것이다.
핵심은 다음과 같다:
- 기술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 경제성과 환경적 지속가능성의 균형이 필수적이다
- 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사회적 가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 지역별, 작물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결국 농업의 미래는 '스마트'하되 '지혜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첨단 기술의 효율성과 전통농업의 지속가능성, 그리고 농업이 가진 본질적 가치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새로운 농업 패러다임 말이다.